작년 4월에 처음으로 타법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를 연구 수준으로 끌고 갈 때에는 자판의 개발까지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원래는 세모이 자판을 치면서 동시치기의 가혹한 타자 여건에서 손목이 비틀어지지 않으면서 얼마나 편안하게 타자를 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출발을 하였다. 타법 연구가 깊어지면서 영어 쿼티 자판을 빌려 쓰는 세벌식 한글 자판에는 타법 상 많은 걸림돌이 있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이 때 개발된 타법을 자연스럽게 여러 자판에 적용하여 시험 사용하여 보았고 그런 과정에서 세벌식이든 두벌식이든 기존 자판에서는 설계 상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우선 본질적으로 영어 알파벳에 최적화되어 있는 기존 컴퓨터 자판에 영어보다는 키에 반영하여야 할 음소 요소가 많은 한글 자모를 제한된 공간에 배치하다 보니 타법 상의 어려움, 손목의 비틀림, 불편한 손가락 조합의 발생, 어쩔 수 없는 불편한 키 배치의 존재, 같은 손가락 연타, 조합타의 대량 발생, 손가락 이동 거리의 증가, 윗글쇠 사용으로 인한 피로도의 증가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퍼스널 컴퓨터라는 새로운 전자 기기가 출현하는 1970년대 말의 컴퓨터 자판의 개발에 있어서는 당연히 위에 열거한 문제에 대한 철저한 고민과 원인 분석을 통하여 그 해결책을 제시하여야 했었다. 하지만 이보다는 기존의 기계식 타자기 시절의 자판을 그대로 컴퓨터 자판에 원용함으로써 최적화되지도 않은 결함 있는 자판을 조급하게 표준 자판으로 채택하여 사용하게 되었고 이로부터 한글 컴퓨터 자판 역사의 비극은 시작되었다고 본다.

 

이후 두벌식 표준 자판의 단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거의 볼 수 없었고 정해진 기준 자판에서 불편해도 그냥 쓰기에만 급급했다. 반면에 세벌식 사용자들은 두벌식이 표준 자판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조급하고 불합리하게 선택되었다는 사실을 혹독하게 비판하면서 두벌식 자판의 효율성에 대하여도 항상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러면서 세벌식이 표준 자판으로 지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때로는 펼치면서 새로운 세벌식 자판의 개발에도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하지만 세벌식 자판의 엄청난 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사용자들의 범위는 점점 더 줄어들어 현재는 세벌식 사랑 모임 동호회를 찾지 않으면 그 존재도 알 수 없을 만큼 기억에서 사라져 갔다. 세벌식 사용자들은 이런 현상의 주요인으로 두벌식 표준 자판이 시장을 선점하였고 컴퓨터 환경에 세벌식이 노출되기 힘들다는 접근성의 어려움에서 원인을 찾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분명 세벌식 자판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한계에서 온 결과라고 본다. 앞의 글들에서 살펴보았듯이 세벌식은 컴퓨터 환경에서 타법이나 피로도의 원리에서 볼 때 두벌식보다 절대로 효율적일 수가 없다. 게다가 기계식 타자기의 자판 배열 형태를 컴퓨터 자판에 무리하게 적용을 하여 쿼티자판과의 호환성은 물론 편의성과 접근성, 초기 자판 습득에의 용이성, 습득 기간에서도 도저히 두벌식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지금은 퍼스널 컴퓨터가 개발된 후 40여년이 지나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이 활개를 치는 시절이지만 한글 타법에 관심을 가졌던 일개 아마츄어 연구가가 기존 자판에서 타법의 문제점을 검토하다가 제 자판의 장·단점을 알게 되었고 이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것이 컴퓨터 자판의 개발로 이어지게 되어 오늘 민두벌식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두벌식 자판을 선보이게 되었다. 민중들이 함께하여 누구나 편안하게 쓸 수 있는 두벌식 자판이라는 뜻이다. 너무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현 두벌식 표준 자판을 대체할 수 있는 자판이 시중에 나왔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민두벌식자판은 단순히 기존의 두벌식 표준 자판을 개선한 자판이 아니다. 한글 자판의 특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한글의 사용 빈도를 고려한, 철저하게 효율성을 바탕으로 재설계한 자판이다. 자모의 전면적인 재배치는 물론 타법과 팔의 각도 등 사용 조건도 사전에 설계에 반영한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두벌식 자판이다. 해서 다소 생소할 수도 있고 익히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다.

 

이제 민두벌식자판을 소개하고자 한다. 민두벌식 자판의 배열도는 다음과 같다.

 

그림. 새로운 두벌식 자판인 ‘민두벌식’ 자판의 자모 배열도


현재 민두벌식자판의 일반적인 컴퓨터 입력기는 개발된 바가 없기 때문에 김용묵님이 개발한 날개셋 한글 입력기(http://moogi.new21.org/prg4.html)를 사용하여야 한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컴퓨터에 깔고 아래의 ist 파일을 불러 들이면 민두벌식자판을 윈도우 환경의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가 있다. 날개셋 입력기에서 민두벌식을 설정한 후 아래 ᄒᆞᆫ글 프로그램에서 사용할려면 메뉴 도구>글자판(Alt+F2) 설정 항에서 제일 아래의 원도우입력기를 선택하면 된다.


민두벌식-자왼.ist


 

개발자의 입장에서 본 민두벌식자판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의 선택 사항이지만 윗글쇠(shift) 사용 없이 타자를 칠 수 있다. 이 경우 자판을 익히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가 있다.

연타와 조합타를 최소화하여 손과 어깨에의 피로를 극도로 줄였다. 선택 사항이지만 타법 상의 몇 가지 사항만 익히면 보다 더 걸림 없는 부드러운 타자를 즐길 수가 있다.

음절 조합의 리듬을 가급적 살렸기 때문에 타자의 흐름이 부드럽고 손목이 꺾어지거나 부자연스런 손가락 조합이 없다.

타법이 단순하고 낱말 간의 입력 난이도에서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글의 종류에 관계없이 일정한 속도로 입력이 가능하며 오타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즉 모든 한글 낱말들을 쉽게 입력할 수 있다.

·모음의 빈도수와 자모간의 조합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자모 배치를 하였기 때문에 같은 노력에 비하여 더 나은 타자 속도를 경험할 수 있다.

쿼티 자판과는 완벽한 호환성을 보장하고 더불어 한글에서 자주 쓰이는 21개의 특수 부호를 자판키를 통하여 바로 입력할 수 있다.

 

독자 여러분들도 관심이 있으면 민두벌식자판을 사용해 보기 바란다. 현재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보완을 해서 출시를 하였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을 수가 있다. 사용자분들의 기탄없는 지적과 충고를 환영하며 이를 바탕으로 더 완벽한 자판으로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이후 민두벌식자판의 편의성과 효율성에 대한 평가는 오직 사용자인 대중들만이 할 수가 있다고 본다


사용자분들의 추후 평가가 궁금할 따름이다.

 

Posted by 工彬
,

모든 자판에서 같은 손가락 연타의 발생은 손가락이나 손목, 어깨의 피로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경계의 대상이 된다. 해서 자판의 설계에서 이 연타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자판의 효율성에 직접적으로 관계가 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줄여야 한다. 특히 한글 자판의 경우 영어 자판을 빌려서 쓰는 입장이기 때문에 자모의 배치에서 필요한 키의 수가 가용한 키의 수를 넘을 수밖에 없어 자연발생적으로 많은 연타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자모의 배치를 통해서 이를 최소화하고 또한 필요하면 손가락 배정의 변화 등 타법의 응용을 통해서라도 이를 줄여야 한다.

 

두벌식에서 연타를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 방법은 세벌식과는 다르다. 우선 연타가 손이나 어깨의 피로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부터가 다르다. 앞에서도 가끔 언급하였지만 두벌식에서의 연타는 받침+초성의 음절 조합 밖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음절 조합의 리듬을 건드리지 않아 단순히 같은 손가락을 연속으로 사용하는 정도만이 피로에 연결된다. 같은 수의 연타라도 세벌식보다는 훨씬 부담이 적다.

 

반면에 타자의 속도가 빨라지면 세벌식과는 달리 왼손의 초성+종성의 조합이 중간에 빠르게 오른손 모음을 거치게 되지만 이때에 같은 손가락을 사용하게 되면 연타에 버금가는 부담이 손이나 어깨에 주어지게 된다. 초성(왼손)+모음(오른손)+종성(왼손)의 조합에서 왼손의 같은 손가락을 쓰게 되면 음절 조합의 리듬이 깨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를 앞의 설명에서 같은 손가락 조합타또는 줄여서 조합타라고 정의하였다. 두벌식에서는 이 조합타를 최소화하는 하는 작업까지 자판의 설계에 반영되어야 훌륭한 자판 설계가 될 수 있다.

 

세벌식의 타자 과정에서는 왼손의 모음+받침 조합에서 이러한 연타와 조합타가 동시에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만약 세벌식에서 연타가 발생했다면 이는 조합타가 동시에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피로에의 영향은 두벌식과는 차원이 다르다. 같은 손가락을 쓰는 부담과 음절 리듬을 깨는 부담이 같이 작용하여 피로에의 상승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두벌식보다는 몇 배의 피로가 가중되게 된다. 해서 세벌식 자판의 설계에서는 연타는 정말 부담스러운 존재이고 가능하면 모든 연타를 제거하여야 한다.

 

신세기님의 천만자모 분석 자료를 기준으로 계산된 연타의 수치를 살펴보면 두벌식 표준 자판의 경우 218,718, 세벌식 391(최종) 33,533, 신세벌식P 84,956, 참신세벌식 14,576회로 나타난다. 이는 자모를 천만번 친다면 이 정도의 연타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에서 타법상의 손가락 변용을 적용한다면 연타를 상당량 줄일 수도 있다. 참신세벌식의 경우에는 타법의 변통을 적용하면 연타 없이 타자를 칠 수도 있다

 

기존 두벌식 표준자판에서 발생하는 조합타의 수치는 257,728회다. 두벌식에서 발생하는 이와 같은 다량의 연타나 조합타를 어떻게 최소화하고 어떤 접근법을 가질 것인가는 두벌식 자판의 개발에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면서 실제로 개발 과정에서도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린 부분이다.

 

일단은 자판 설계 시의 자모 배치를 통하여 1차로 연타나 조합타를 최대한 제거하여야 한다. 제일 먼저 검지에 배당되는 자음 7개를 먼저 정하였다. 물론 여기에서는 자모의 빈도수와 키 입력 수월성 순위를 고려하면서 연타와 조합타의 양이 최소가 되는 자음 조합을 찾아야 한다. 이때까지의 자판 개발의 경험을 총동원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후 중지에 2, 약지에 3, 소지에 3개 자음을 배정하고 같은 손가락 안에서 일어나는 연타와 조합타를 최소화하는 작업을 하였다.

그림. 민두벌식 자판 자음 배치와 손가락 배정

( 청색선 : 왼손 검·중·약·소지 배정선 )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자음 배치가 r키와 c키에 배치되는 자모를 결정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r키와 c키는 기본적으로 치는 손가락이 검지로 정해져 있지만 r키와 c키를 중지로도 칠 수가 있어 연타를 줄이기 위하여 타법 상으로 검토할 때에는 가장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자모의 배치가 완료가 된 후에 타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타자 시에 손가락을 순간적으로 중지로 바꿀 수가 있다면 r키와 c키에 배치하는 자모에 따라서 두벌식에서 발생하는 연타나 조합타의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여러 과정을 거쳐서 찾은 최적의 배치는 r키에는 ㄱ을 배치하고 c키에는 ㅎ을 배치하는 안이었다.

 

타자의 사용이 많지 않은 일반인들은 손가락 배정을 바꾸어 가면서까지 타자를 칠 필요가 없다. 그냥 연타나 조합타로 치더라도 두벌식에서 피로 부담이 적은 연타나 조합타의 특성에 더하여 타자의 양이 적기 때문에 손이나 어깨에 오는 피로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업적으로 타자를 친다든지 많은 양의 타자를 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r키를 중지로 바꾸어서 치는 타법은 반드시 적용하여야 한다고 본다. 새로 개발한 민두벌식자판의 경우 ㄱ(r)을 중지로도 칠 수가 있다면 ㄱ과 검지에 걸려있는 자모 6개로 인한 연타와 조합타를 다 제거할 수가 있다. 이는 민두벌식에서 발생하는 연타 총 129,436회의 58%75,469회와 조합타 총 197,915회의 61%119,736회를 제거하는 양이다. 하나의 키를 통하여 타자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가 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두벌식에서 타법을 적용하여 연타나 조합타를 제거할 때에는 용인되는 연타(또는 조합타)와 꼭 제거하여야 할 연타(또는 조합타)를 구분하여야 한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세벌식의 경우에는 연타의 부담이 커서 가능하면 연타를 제거하여야 하겠지만 두벌식의 경우에는 타법의 특성 상 오히려 연타나 조합타가 손가락의 부자연스러운 조합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한 경우가 많다. 연타나 조합타의 이동 거리가 짧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하여간 새로운 자판의 개발에서는 자모의 배치에서 최대한 연타나 조합타를 줄이는 방법으로 설계에 임하고 자모 배치 이후 필요하면 타법의 조정을 통해서 연타나 조합타를 줄일 수 있도록 자판 설계 시에 이를 반영하였다.

 

Posted by 工彬
,

두벌식 자판의 개발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면서 고도의 정력을 투입했던 부분이다. 모음 ㅖ와 ㅒ의 타자에서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초성 쌍자음에서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고 구현한다는 것은 두벌식의 특성상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였기 때문이다. 세벌식에서는 초성과 받침 키를 구분해서 쓰므로 쌍자음을 타자할 때 같은 키를 두 번 누르거나 아니면 다른 키를 조합해서 연속으로 누름으로써 해결할 수가 있다.


하지만 두벌식에서 세벌식과 같은 방법을 쓰게 되면 쌍자음을 구현하는 키 누름과 받침과 초성을 분리하는 경우의 키 누름이 충돌을 하여 결코 적용을 할 수가 없다. 기존의 두벌식 표준 자판에서는 윗글쇠를 두어 별도의 키를 배정함으로써 쌍자음의 타자를 구현하였다. 이는 타자의 속도가 늦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속도가 빨라지면 윗글쇠의 사용이 손가락에 과중한 피로를 가져오게 되어 두벌식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남게 된다.


일단은 같은 키를 두 번 누르는 것보다는 다른 키를 연속으로 조합하여 쌍자음을 타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같은 키를 누르는 것보다는 다른 키를 연속으로 누르는 것이 직관성은 떨어지지만 손가락의 피로에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직관성을 높이기 위하여 매개 키와 ㄱ,ㄷ,,ㅂ을 누르는 것으로, ㅆ은 별도의 키를 두는 것으로 설계를 하였다. 결국은 쌍자음 ㄲ,ㄸ,,ㅃ과 초성+받침 분리가 공존하지 못하는 두벌식의 벽(도깨비불 현상)에 막혀 좌절하게 되었다. 문제는 받침 없는 음절 다음에 초성 쌍자음을 타자하였을 때 이후 모음이 오면 두벌식의 특성상 받침과 초성으로 분리하여 버린다는 점이다. 이를 막기 위하여 가상낱자를 적용하여 쌍자음으로 타자되게 하면 반대로 받침과 초성으로 분리되어야 할 때 그 상황의 타자가 불가능하였다.


결론은 받침 없는 음절 다음에 쌍자음을 타자하는 방법을 고안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다시 이 경우에만 윗글쇠를 사용하여 해결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큰 목표에서 벗어난다.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해서 고안한 방법이 오른손의 모음 영역에서 쌍자음을 타자하는 아이디어였다. 갈마들이 타법을 이용하여 받침 없는 음절이 오면 즉, 초성과 모음으로만 구성된 음절 다음에 오른쪽 키를 타자하면 쌍자음이 찍히고 그 외에는 모음이 출력되게 키의 수식 값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아래 그림의 오른쪽 주홍색 쌍자음에 해당하는 키의 타자 방법이 그것이다.

그림. 민두벌식 자판의 초성 쌍자음 배치 시안


전체적으로 윗글쇠 사용없이 초성 쌍자음을 타자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매개 키는 ㄲ,ㄸ,ㅉ의 경우에는 자음 ㄴ이 ㅃ 타자에서는 ㄷ이 담당하여 ㄱ+ㄴ→ㄲ, ㄷ+ㄴ→ㄸ, ㅈ+ㄴ→ㅉ, ㄷ+ㅂ→ㅃ을 출력하고 ㅆ은 q키에 배치하여 출력한다. 매개 키는 손가락 조합에서 효율성이 가장 높은 키를 선정한 결과이다. 단지, ㄲ의 출력에서 ㄱ+ㄴ보다는 ㄷ+ㅇ이 손가락의 조합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추가로 ㄷ+ㅇ→ㄲ도 반영하였다. 하지만 ㄷ+ㅇ→ㄲ은 ㄱ+ㄴ→ㄲ보다는 직관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받침없는 음절 다음에 오는 초성 쌍자음을 타자할려면 쌍자음이 종성과 초성으로 분리되는 현상 때문에 위의 매개 키 사용 방법을 쓸 수가 없다. 이 때에는 오른손 쪽의 주홍색 쌍자음 키인 h,j,n,u키를 누르면 ㄲ,ㄸ,ㅉ,ㅃ을 출력할 수가 있다.


여기에서 가장 크게 대두되는 문제점이 일관성이다. 쌍자음을 출력할 때 일반적으로는 왼손 자음 키의 조합으로 치지만 받침이 없는 음절이 오면 오른손 모음 키를 이용하여 출력한다. 그렇게 되면 쌍자음을 출력하고자 할 때 순간적으로 왼손을 써야 할 것인지 오른손을 써야 할 것인지를 선택하여야 한다. 이는 연속성과 일관성에서 단절을 가져오게 되고 순간적으로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타자의 진행을 멈추기가 쉽다. 이 경우 타자 칠 글자를 보고 바로 반사적으로 손이 나가는 정도가 되려면 일반 사용자들은 상당한 연습을 하여야 한다. 이는 새로운 자판에의 접근성과 습득에의 용이성을 제한하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결국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자판에서 쌍자음 ㄲ,ㄸ,,ㅃ 타자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다시 윗글쇠를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랬을 때 두벌식 표준 자판에 비하여는 윗글쇠 사용 횟수가 61% 정도 감소하게 된다. ㅆ과 모음 ㅖ, ㅒ의 출력에서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사용자의 경우에는 적정량의 타자를 친다고 하면 타자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오히려 윗글쇠를 일부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가 있다.


새로운 자판에서는 쌍자음을 입력할 때 윗글쇠를 사용할 수도 있고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고도 입력할 수 있게 하여 사용자 선택의 폭을 넓혀 놓았다.


Posted by 工彬
,

두벌식의 개발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리듬감에 대한 설계 반영이다. 얼핏 생각하면 두벌식에서 무슨 리듬감이냐고 할 수도 있다. 확실히 세벌식에서는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연결되는 일정한 특유의 리듬감을 느낄 수가 있고 이는 타자를 칠 때 굉장히 안정감을 주게 된다. 세벌식에서는 초성 자음, 모음, 받침의 영역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어, 이것이 오른손의 초성을 거쳐 왼손의 모음+받침 조합으로 연결되는 타자의 과정에서 일정하고 규칙적인 리듬을 생성시키기 때문이다. 두벌식에서는 이에 비하지는 못하지만 왼손의 초성과 받침을 연결해서 칠 때 이런 리듬감을 느낄 수가 있다. 왜냐하면 빈도가 높은 초성이 주로 검지와 중지의 손가락에 배치되고 빈도가 높은 받침 자음이 약지나 소지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이는 초성이 주로 왼손에서 처음 치는 자모에 해당되게 되고 처음으로 손가락을 움직일 때는 많은 가속도와 힘이 필요하게 된다. 여기에 적합한 손가락이 힘이 좋은 검지와 중지이다. 반면에 받침은 초성 다음에 이어서 치는 다음치기로 손이 이미 움직임 상태에 있기 때문에 움직인 힘을 받아서 받침 조합을 잘 해주면 된다. 이에 적합한 손가락이 약지, 소지이므로 가능하면 빈도가 높은 받침을 약지, 소지에 배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따라서 두벌식 설계에서도 가능하면 손가락별로 초성과 받침을 구분하는 배치 원칙을 가져야 한다 . 이에는 키 입력 수월성 순위에서 초성과 받침에서의 우선 순위를 구분하여 정립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이는 세벌식의 개발에서 이미 정밀하게 확립한 키 입력 수월성의 순위 결과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진행을 할 수가 있었다. 초성 자음, 받침의 빈도수와 정립된 키 입력 순위를 잘 조합하여 자모를 배치한 후 수치적으로 연타와 조합타를 계산하고 이를 최소화하는 작업을 반복하면 결국 리듬감도 살린 두벌식 자판이 개발되게 된다.


그림. 민두벌식 자판의 자음 배치 시안(청색선 : 중지 배정선)


그 배치의 예를 들면, ㄴ은 받침으로서는 가장 빈도가 높고 초성으로서는 중순위이다. ㄴ을 s키에 배치하였는데 이는 s키가 받침 키 입력 수월성 순위에서는 가장 우수하고 초성의 키 입력 수월성 순위에서는 3위에 해당하는 부분을 반영한 결과이다. ㅇ은 초성의 빈도수가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자모이지만 초성 키입력 수월성 순위에서는 2위인 d자리에 배치되었다. 마땅히 초성 빈도만 고려하면 초성 키입력 수월성이 가장 좋은 f자리에 배치가 되어야 하지만 ㅇ이 받침 빈도수도 세번째로 많기 때문에 받침 키입력 수월성이 훨씬 좋은 d자리에 배치한 것이다. 개발자가 평가한 받침 키입력 수월성 순위에서는 d자리가 4번째로 좋고 f자리는 14번째로 b자리 다음으로 열악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대신 f자리에는 초성 빈도가 세번째로 많고 받침 빈도가 아주 적은 ㄷ을 배치함으로써 배치 효율성의 극대화를 꾀하였다.


여기에서 자음 배치의 이유를 세세하게 설명을 다 할 수는 없지만 자모의 배치 설계라는 것이 이와 같은 빈도수와 키입력 수월성 순위 뿐만 아니라 연타, 조합타를 최소화하여야 하고 초성과 받침을 칠 때의 손가락 조합성, 음절 리듬, 손목의 꺽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한 경우의 수를 가진다. 두벌식의 자판 개발에서 이들 배치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최적화할려고 할 때 이 작업을 컴퓨터로 프로그래밍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오직 풍부한 자판 개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과 시험 사용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하나씩 하나씩 수정해 나갈 때만 가능하게 된다고 본다. 


이야기가 곁가지로 흘러 버렸다. 하여간 왼손 자음 배치에서 받침 우선 지역과 초성 우선 지역을 초성과 받침에 대한 각각의 키입력 수월성 순위를 매김으로써 구분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초성과 받침의 빈도를 고려하여 전체 자모를 배치하면 두벌식 음절 조합에서 최대한 초성+받침의 리듬을 살린 자판을 만들 수가 있다.


Posted by 工彬
,

자음을 오른손에 배치할 것인가, 아니면 왼손에 배치할 것인가는 두벌식 자판 개발의 초기에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현 컴퓨터 자판의 구조에서 보면 왼손 쪽에는 활용할 수 있는 키의 개수가 최대 15개인데 반하여 팔의 각도와 맞는 키 배열 방향으로의 손가락 이동거리가 긴 단점이 있다. 반면 오른손 쪽은 팔의 각도와 맞는 키 배열선이 조밀하제 되어 있어 손가락의 이동거리가 짧고 키간 손가락 조합에서도 손목이 뒤틀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용 가능한 키는 b,;,/키를 포함시킨다고 해도 최대 14개에 지나지 않는다. ,키와 .키의 특수기호 빈도가 워낙 많아 이 키를 한글 자모 배치키로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림. 컴퓨터 자판의 키 배열선과 팔의 방향

(노랑선 : 팔의 방향, 빨강선 : 왼쪽 키 배열선, 파랑선 : 오른쪽 키 배열선)


간단히만 생각해도 자음을 오른쪽에 배치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 우선 자음의 개수가 14개로 오른쪽 키의 유용 범위 안에서는 반드시 열악한 키 자리가 출현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나중에 타자의 속도가 올라갔을 때에는 불편한 키배치가 오른손에 피로를 가져오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어찌되었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음을 왼쪽과 오른쪽에 배치한 자판을 만들어 이를 시험 사용한 후 그 장·단점을 파악해 보면 될 일이다. 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자음 빈도와 조합에 따른 최적의 자모 배치를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손가락의 제 특성, 팔의 각도, 타법, 컴퓨터 자판의 구조를 고려한 키의 입력 수월성 순위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정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행히 키 입력 수월성 순위는 세벌식 자판을 개발하면서 정립된 바가 있어 이를 활용하면 큰 문제는 없다.

 

자음을 오른쪽, 왼쪽에 두고 개발한 초기 두벌식 자판을 상당한 속도의 수준까지 사용하지는 못하였지만 100타 남짓한 정도의 수준에서 시험했다. 연타, 조합타의 정도, 손목 비틀림, 어색한 손가락 조합 등은 충분히 감지를 할 수가 있었다. 그 결과 두벌식에서는 자음을 왼쪽에 두어야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시험 자판 개발과 사용에서 파악된 그 근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자음은 ㅆ을 포함하면 15개를 배치하여야 하는데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쪽은 자판의 왼쪽편이다. ㅆ을 뺀다하더라도 14개의 자음을 오른쪽에 배치하기에는 /키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빈도수가 높은 /부호의 위치가 쿼티 자판과 틀려지게 된다. /키가 피로도 측면에서 자모를 배치하기에 좋은 자리도 아니다.

두벌식의 리듬감은 자음의 초성과 종성의 연결에서 일어난다. 특히 종성인 받침을 치기가 오른쪽보다는 왼쪽이 훨씬 편하다. 자판의 키 배열이 왼쪽으로 70° 가량 누워있기 때문이다. 왼손에서는 초성 다음으로 받침을 칠 때 손가락이 대부분 왼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키 배열이 왼쪽으로 누워있어 왼손가락 다음치기의 조합성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오른손보다는 훨씬 좋기 때문이다. 또한 왼쪽에는 15개의 키가 뭉쳐 있는데 비하여 오른쪽에는 ,키외 .키를 빼면 키가 다소 흩어져 있어 초성에 이어서 치는 받침의 다음치기에서는 리듬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음을 왼쪽에 배치하게 되면 모음을 오른쪽에 배치하여야 하는데 모음은 처음치기의 자모로서 초기에 키를 누르기에는 오른쪽이 왼쪽보다 훨씬 유리하다. 키의 배열선이 왼쪽으로 70°도 각도로 되어 있어 팔의 각도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다시 얘기하면 두벌식에서는 자음은 왼쪽에서, 모음은 오른쪽에서 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관점이다.

한글 자판은 영문 쿼티 자판을 빌려서 쓰는 경우로 좁은 공간에 많은 음절 요소를 배치하여야 하므로 연타나 조합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두벌식에서는 같은 키에 초성과 종성을 같이 배치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더 심하다. 이를 최대한으로 막으려면 자판 설계 시에 자모 배치를 잘 하여야 하겠지만 이로서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결국 손가락의 배정에 변화를 두는 타법에 의존하면 거의 대부분의 연타와 조합타를 막을 수가 있다. 이 타법의 변화를 활용하기가 왼쪽이 훨씬 유리하다. 가장 대표적인 키가 r키이다. r키는 주로 검지로 치지만 필요하면 중지로 칠 수도 있다. 두벌식에서 연타와 조합타의 대부분이 검지에서 일어나는데 r키를 중지로도 바꾸어서 칠 수가 있으면 대부분의 연타와 조합타를 막을 수가 있다. r키가 오른쪽에 대응되는 u키보다 중지로 치기가 훨씬 쉽다. 이는 두벌식에서 연타와 조합타를 대부분 없애려고 한다면 큰 장점이 될 수가 있다.

ㅆ을 별도 자음 키로 배치를 하면 장점이 굉장히 많다. 받침의 빈도수가 많아 윗글쇠의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ㅆ을 자음 키에 배치할 수 있는 방법은 왼쪽에 자음을 배치할 수밖에 없다. 물론 ㅆ을 예외로 모음 쪽에다 배치를 할 수도 있지만 이는 타자를 치는 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자음을 오른쪽에 배치하여 유리한 점은 ,키와 .키에 자모를 배치하지 않기 때문에 연타가 미세하게 준다는 점과 왼쪽에 모음을 배치하기 때문에 모음 자모를 하나 더 배치할 수 있다는 정도이다.


Posted by 工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