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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01 현 두벌식 표준 자판의 문제점 - 민두벌식 자판의 개발 1

두벌식은 음절 조합의 타법에서 왼손오른손왼손을 오가면서 단순하게 음절을 잘라내는 디지털 성향의 쉬운 손놀림의 타자 방법이다. 따라서 음절 조합의 과정에서 특별한 손가락 기교나 기술 없이도 꾸준하게 연습만 하면 누구도 쉽게 접할 수가 있다. 또한 적은 노력으로 일정 수준의 목표 속도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일정한 타자 수준에 이른다.

 

단어별로 음절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난이도의 정도도 거의 같아서 낱말 구성에 관계없이 일정한 타자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절 조합 중에는 연타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음절 조합 밖의 종성+초성에서 발생하는 연타는 비교적 손가락이나 손목, 어깨의 피로에도 적게 영향을 미친다. 음절 조합의 리듬을 깨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두벌식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 두벌식 표준 자판에서는 저속에서 타자를 칠 때에는 상관이 없지만 고속으로 많은 양의 타자를 직업적으로 치게 되면 손가락이나 손목, 어깨에 무리가 오면서 때에 따라서는 통증까지 느끼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두벌식 표준 자판의 피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서 누구도 짐작할 수 있는 항목이 윗글쇠(shift)의 잦은 사용이다. 두벌식에서는 초성이나 종성의 쌍자음과 복모음 ㅖ와 ㅒ를 칠 때 윗글쇠를 사용하게 된다. 이의 빈도가 신세기 님의 천만 자모 분석 자료에 의하면 전체 타자 량의 약 2% 정도가 되기 때문에 많은 양을 빠른 속도로 타자하게 되면 가장 약한 소지 손가락으로 좋지 않은 위치의 윗글쇠를 많이 치면서 피로가 누적되어 손가락과 어깨에 무리를 주게 된다.

 

또 다른 이유로 지적되는 것이 연타의 과도한 발생이다. 두벌식에서 연타로 인한 피로 누적은 같은 손가락의 연속 사용에 대한 피로 부담이 전부이다. 음절 조합 중에 연타가 발생하는 세벌식에 비하여는 음절 조합의 리듬을 깨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은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워낙 많은 연타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 일반적으로 지적이 잘 안 되는 두벌식의 피로 요인을 하나 더 소개하고자 한다


음절을 구성할 때 초성과 종성의 조합에서 발생하는 리듬감이 파괴될 때의 피로감이다. 타자를 제법 빨리 치게 되면 왼손으로 초성을 친 후 오른손으로 모음을 빠르게 치게 되고 다음에 왼손으로 종성을 치게 된다. 이 왼손이 초성을 치고 종성을 연속해서 치면 빠른 속도에서는 리듬감을 형성하게 된다. 세벌식의 왼손에서 발생하는 모음+받침의 일정하고 독특한 리듬감은 아니지만 초성 중 빈도수가 높은 자음이 주로 검·중지에 배속되고, 종성 중 빈도가 높은 자음이 약·소지에 배속되면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는 두벌식 나름의 왼손 리듬감이 생기게 된다. 두벌식에서는 초·종성의 사용에 같은 키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흐름에 반하는 음절 조합이 반드시 발생하게 되고 특히 초·종성을 같은 손가락으로 빠르게 치게 되면 연타는 아니지만 타자의 리듬을 깨게 되어 두벌식의 연타에 버금가는 피로 축적 요인이 된다. 필자는 이와 같은 음절의 리듬을 깨는 초성-종성 연결 현상을 같은 손가락 조합타’, 혹은 줄여서 조합타라고 명명하기로 한다.

 

기존 두벌식 표준 자판에서 같은 손가락 조합타의 빈도를 계산하여 보면 연타만큼이나 빈도가 높게 나타나 손가락이나 손목, 어깨의 피로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면 두벌식 표준 자판의 이러한 비효율성이 생기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림. 현 두벌식 표준 자판의 자모 배열도


첫 번째로는 너무 자판의 초기 접근성과 직관성만을 강조하여 자모 배치에서 효율성을 소홀히 하였다. 현 자판에서는 된소리 쌍자음 자모(,,,,)를 제일 위열에 놓고 거센소리(,,,)는 제일 아래 열에 배치한 후 나머지 자음(,,,,)은 중간 열에 배치하였다. 모음도 짝을 지어 ㅗ와ㅛ, ㅓ와ㅕ, ㅏ와ㅑ, ㅣ와ㅐ,ㅔ를 중간 열과 위열에 각각 배치하고 ㅠ,,ㅡ를 아래 열에 배치하여 비슷한 모양 전시장같이 해놓았다. 이는 컴퓨터 자판 초보자가 자판을 익히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익숙해진 이후의 효율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형태이다. 물론 같은 열의 자음이나 모음에서는 신중하게 빈도를 고려하여 배치한 흔적이 보이고 특히 왼손 자음에서는 최대한 연타를 줄이려고 한 과학적인 손가락 배정을 엿볼 수가 있다. 하지만 정밀한 키 입력 수월성 우선 순위와 자·모음 빈도를 고려하여 최적 자모 배치를 하고 손가락의 합리적 배정을 통하여 연타나 조합타를 줄이려는 효율성 측면의 고민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두 번째로는 두벌식에서 피로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윗글쇠의 사용을 없앨 수가 없는가 하는 문제이다. 두벌식에서는 초성과 종성 입력에서 같은 키를 사용하기 때문에 타자를 치는 과정에서는 초성과 종성을 구분하지 못한다. 모음 다음의 자음이 받침이 될지 아니면 초성으로 자리를 잡을지는 뒤에 오는 자모에 따라서 결정된다. , 자음 다음에 모음이 오면 초성으로 자리하고 다시 자음이 오면 받침으로 위치하게 된다. 쌍자음을 윗글쇠에 배정하지 않고 같은 키를 두 번 친다든지 아니면 다른 키를 연속으로 쳐서 쌍자음을 구현하는 방법은 초성과 종성으로 두 자음이 분리되어야 하는 음절 구현과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에 두벌식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만약에 세벌식처럼 다른 키를 연속으로 쳐서 쌍자음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는 두벌식 자판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게 됨은 물론이다


이에 대한 연구는 나중에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Posted by 工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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