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벌식 자판의 개발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면서 고도의 정력을 투입했던 부분이다. 모음 ㅖ와 ㅒ의 타자에서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초성 쌍자음에서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고 구현한다는 것은 두벌식의 특성상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였기 때문이다. 세벌식에서는 초성과 받침 키를 구분해서 쓰므로 쌍자음을 타자할 때 같은 키를 두 번 누르거나 아니면 다른 키를 조합해서 연속으로 누름으로써 해결할 수가 있다.


하지만 두벌식에서 세벌식과 같은 방법을 쓰게 되면 쌍자음을 구현하는 키 누름과 받침과 초성을 분리하는 경우의 키 누름이 충돌을 하여 결코 적용을 할 수가 없다. 기존의 두벌식 표준 자판에서는 윗글쇠를 두어 별도의 키를 배정함으로써 쌍자음의 타자를 구현하였다. 이는 타자의 속도가 늦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속도가 빨라지면 윗글쇠의 사용이 손가락에 과중한 피로를 가져오게 되어 두벌식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남게 된다.


일단은 같은 키를 두 번 누르는 것보다는 다른 키를 연속으로 조합하여 쌍자음을 타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같은 키를 누르는 것보다는 다른 키를 연속으로 누르는 것이 직관성은 떨어지지만 손가락의 피로에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직관성을 높이기 위하여 매개 키와 ㄱ,ㄷ,,ㅂ을 누르는 것으로, ㅆ은 별도의 키를 두는 것으로 설계를 하였다. 결국은 쌍자음 ㄲ,ㄸ,,ㅃ과 초성+받침 분리가 공존하지 못하는 두벌식의 벽(도깨비불 현상)에 막혀 좌절하게 되었다. 문제는 받침 없는 음절 다음에 초성 쌍자음을 타자하였을 때 이후 모음이 오면 두벌식의 특성상 받침과 초성으로 분리하여 버린다는 점이다. 이를 막기 위하여 가상낱자를 적용하여 쌍자음으로 타자되게 하면 반대로 받침과 초성으로 분리되어야 할 때 그 상황의 타자가 불가능하였다.


결론은 받침 없는 음절 다음에 쌍자음을 타자하는 방법을 고안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다시 이 경우에만 윗글쇠를 사용하여 해결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큰 목표에서 벗어난다.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해서 고안한 방법이 오른손의 모음 영역에서 쌍자음을 타자하는 아이디어였다. 갈마들이 타법을 이용하여 받침 없는 음절이 오면 즉, 초성과 모음으로만 구성된 음절 다음에 오른쪽 키를 타자하면 쌍자음이 찍히고 그 외에는 모음이 출력되게 키의 수식 값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아래 그림의 오른쪽 주홍색 쌍자음에 해당하는 키의 타자 방법이 그것이다.

그림. 민두벌식 자판의 초성 쌍자음 배치 시안


전체적으로 윗글쇠 사용없이 초성 쌍자음을 타자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매개 키는 ㄲ,ㄸ,ㅉ의 경우에는 자음 ㄴ이 ㅃ 타자에서는 ㄷ이 담당하여 ㄱ+ㄴ→ㄲ, ㄷ+ㄴ→ㄸ, ㅈ+ㄴ→ㅉ, ㄷ+ㅂ→ㅃ을 출력하고 ㅆ은 q키에 배치하여 출력한다. 매개 키는 손가락 조합에서 효율성이 가장 높은 키를 선정한 결과이다. 단지, ㄲ의 출력에서 ㄱ+ㄴ보다는 ㄷ+ㅇ이 손가락의 조합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추가로 ㄷ+ㅇ→ㄲ도 반영하였다. 하지만 ㄷ+ㅇ→ㄲ은 ㄱ+ㄴ→ㄲ보다는 직관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받침없는 음절 다음에 오는 초성 쌍자음을 타자할려면 쌍자음이 종성과 초성으로 분리되는 현상 때문에 위의 매개 키 사용 방법을 쓸 수가 없다. 이 때에는 오른손 쪽의 주홍색 쌍자음 키인 h,j,n,u키를 누르면 ㄲ,ㄸ,ㅉ,ㅃ을 출력할 수가 있다.


여기에서 가장 크게 대두되는 문제점이 일관성이다. 쌍자음을 출력할 때 일반적으로는 왼손 자음 키의 조합으로 치지만 받침이 없는 음절이 오면 오른손 모음 키를 이용하여 출력한다. 그렇게 되면 쌍자음을 출력하고자 할 때 순간적으로 왼손을 써야 할 것인지 오른손을 써야 할 것인지를 선택하여야 한다. 이는 연속성과 일관성에서 단절을 가져오게 되고 순간적으로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타자의 진행을 멈추기가 쉽다. 이 경우 타자 칠 글자를 보고 바로 반사적으로 손이 나가는 정도가 되려면 일반 사용자들은 상당한 연습을 하여야 한다. 이는 새로운 자판에의 접근성과 습득에의 용이성을 제한하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결국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자판에서 쌍자음 ㄲ,ㄸ,,ㅃ 타자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다시 윗글쇠를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랬을 때 두벌식 표준 자판에 비하여는 윗글쇠 사용 횟수가 61% 정도 감소하게 된다. ㅆ과 모음 ㅖ, ㅒ의 출력에서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사용자의 경우에는 적정량의 타자를 친다고 하면 타자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오히려 윗글쇠를 일부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가 있다.


새로운 자판에서는 쌍자음을 입력할 때 윗글쇠를 사용할 수도 있고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고도 입력할 수 있게 하여 사용자 선택의 폭을 넓혀 놓았다.


Posted by 工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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