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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16 컴퓨터 자판에서 최선의 자판 방식은? - 두벌식 자판 개발의 필요성 1 1

두벌식은 컴퓨터 자판에서 최선의 자판 방식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세벌식은 기계식 타자기에서는 왕자의 자리를 지켜왔다. 이는 원리적으로도 그렇고 기계식 타자기의 개발과 보급의 역사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실이다. 강력한 독재권을 가진 군사정권의 두벌식과 네벌식의 표준화 지정에도 불구하고 세벌식을 적용한 공병우식 타자기가 사용자의 대세를 이루었으니 말이다.


그림1. 1969년에 지정된 전신타자기의 두벌식 표준 자판 배열

(황해용, 「한글 기계화와 표준 자판」)

 

잘 알다시피 타자기나 컴퓨터의 자판은 영어 자판에서 비롯하였다. 영어와 한글은 각각 26, 24자의 자·모음 기본 음소로 문자를 기록하지만 기록 방법은 완전히 틀리다. 영어가 풀어쓰기로 죽 이어서 자·모음을 연결하는데 비하여 한글은 음절별로 모아서 기록하는 음절문자이다. 이는 영어 자판을 그대로 써야 하는 타자기의 한글 자판에서는 큰 문제를 야기한다. 한글 자판에서는 초성과 종성의 자음이 형태는 같지만 다른 위치에 다른 모양으로 찍혀야하기 때문에 타자기와 같은 기계적인 장치에서는 타자 벌수를 늘이지 않고는 해결이 어려웠다. 따라서 기계식 타자기에서는 한글 타자를 치기 위한 키의 숫자는 늘어나지만 세벌식이 두벌식보다 더 효율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요인을 가지고 있었다.

 


그림2. 공병우 세벌식 타자기(세종대왕 기념관)


컴퓨터 환경에서는 어떠한가1970년대 말에 퍼스널 컴퓨터가 출현하고 컴퓨터의 한글 자판을 생산하여야 하는 시점에 이르자 이는 뒤집어졌다두벌식 방식으로 기계적 장치에서 적용하기 힘든 부분이 전자식 장치에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기계적 분리가 아닌 전자적 회로를 통하여 초성과 종성을 같은 키를 사용하면서도 구분하여 얼마든지 다른 위치에 다른 모양으로 찍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영어 자판을 그대로 한글 자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게 된다. 이 얼마나 효율적인 방식인가? 개수가 아주 적은 키를 사용하면서 영어 자판과 완벽하게 호환이 되니 말이다. 왜 벌 수가 많아 숫자열뿐만 아니라 특수 문자키까지 한글 입력키로 사용해야 하는 세벌식을 사용한단 말인가?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자가 자판이 단순하여 접근이 용이하고 사용이 편리한 두벌식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현재의 컴퓨터 사용자의 99.99%는 두벌식 자판을 사용한다. 물론 1982년에 두벌식 자판이 표준 자판(과학기술처, 정보처리용 건반 배열(KSC 5715))으로 지정되면서 대중들이 초기 자판을 두벌식에서 시작하는 영향이 컸겠지만 실제 실용적인 측면에서의 유용함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필자는 보고 싶다. 왜냐하면 세벌식의 유용성이 두벌식을 압도했다면 지금과 같이 극소수의 사람들만 세벌식을 사용하는 현상은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벌식이 윈도우나 아래ᄒᆞᆫ글 프로그램의 초기 설정 상태는 아니지만 설정을 바꾸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준 표준 자판의 지위를 누리어 왔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봐도 두벌식은 쿼티와의 호환성, 자판의 간편성, 사용의 용이함 등에서 세벌식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거기에 더불어 접근의 용이성까지 표준 자판의 지위로서 주어지니 세벌식은 거의 자취를 감추어버린 지경까지 오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Posted by 工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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