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벌식 자판에서 연타의 피로도에의 영향은 세벌식에 비하여 적은 편이지만 만약 두벌식 표준 자판에서 같은 손가락 연타를 대폭 줄일 수 있고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는 자판을 개발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는 정말 두벌식이야말로 컴퓨터 환경의 자판에서는 최적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세벌식 자판의 분야에서는 세벌식 사용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새로운 자판이 개발되어 왔다고 본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 자판 방식인데도 말이다. 반면 대한민국 국민의 99.99%가 사용하는 두벌식의 경우에는 그 개발의 역사를 찾아 보기가 거의 힘들다. 정말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가 없다. 아마 대부분의 대중들은 가혹한 여건에서 타자를 치기 보다는 일반적인 사용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두벌식에서의 불편함을 그다지 느끼지 못해서 일 것이다.

 

하여간 필자는 가혹한 타자의 사용자임을 자처하였고 기존 두벌식 표준 자판에서는 효율성에 한계를 느껴 기 개발된 모든 세벌식 자판을 섭렵하여 사용하여 보았다. 세벌식 자판도 컴퓨터 환경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태생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익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고도의 숙련도를 필요로 하여 장문 500타 이상을 넘어가기에는 힘이 들었다. 결국 세벌식에서는 타법의 개선 없이는 그 효율성을 개선하기가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이를 일부 적용하면서 기존 세벌식의 자판 배열을 전면 재배치한 참신세벌식을 개발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였다. 하지만 이도 또한 전 회에서 설명한 세벌식의 타법상의 본질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림1. 최종 확정된 참신세벌식 자판의 배열도

 

다시 두벌식 개발에 나서게 되었다. 즉 기존 두벌식의 장점에다 자모 배치를 전면적으로 다시 하여 연타를 극도로 줄이고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타자의 리듬을 최대한 살리는 자판을 개발하게 되었다. 초기 아이디어와 기본 배치는 작년 7월까지 타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1차로 이루어졌지만 이후 수정·보완을 거쳐 작년 12월에는 개발을 거의 완료하였다. ‘참신세벌식을 개발하는 과정과 겹쳐 그 완성 시기는 지연되었지만 올해 들어 약 6개월 이상의 시험 사용 기간을 거쳐 보완을 하였다. 이제 일반 대중들에게 소개를 할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기존의 두벌식 표준 자판에 비해서는 익히기가 좀 더 어렵겠지만 세벌식보다는 훨씬 쉽다. 자판의 효율성은 타속이 올라갈수록 타자의 양이 많아질수록 그 진가가 나타나기 때문에 경험 전이라 아직은 섣불리 판단을 할 수가 없다. 올해 들어 너무 바빠져서 타자 연습을 할 시간이 거의 없어 지금은 300타 수준을 오락가락하고 있다. 하지만 현 타속의 수준에서 평가하자면 오타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굉장히 편안하다는 느낌을 가진다. 이제 대중들과 함께 실전에 임하면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자판의 효용성을 검증받아야 할 시기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

 

다음 회에는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고 연타를 줄이면서 타자의 음절 리듬을 최대한 살린 새로운 두벌식 자판의 개발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Posted by 工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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