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세벌식을 5년 이상 사용하면서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검토를 하여 왔다. 초성 배열과 받침 배열을 전면 수정한 적도 있고, 겹받침도 꾸준하게 개선하여 온 것이 사실이다.

 

모음의 배열에서도 기존 세벌식 배열과 비교하여 혁신적인 배치로 효율성을 꾀하였지만 꾸준한 사용에서 항상 걸리는 부분이 r자리에 대한 배치였다. r자리가 키 입력 수월성이 좋은 자리로 보여 대개는 빈도가 높은 자모를 배치한다. 하지만 검지로 r자리에 이르기 위해서는 검지의 손가락이 짧아 손가락의 자유도를 벗어나게 되고 반드시 팔의 이동을 수반하여야 한다. 팔의 이동을 수반하지 않으면 대신 손목을 회전시켜야 하므로 이때에는 손목이 꺾어지게 된다. 이는 검지 담당의 자리 중에서 손가락의 자유도만으로 이동이 가능한 v,c자리에 비해 키 입력 수월성이 떨어지는 요인이 된다. r자리는 이뿐만 아니라 r+x,z, r+d의 손가락 조합이 불안하여 손목이 꺾어지게 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림 1. 공병우 391(최종) 세벌식 자판 자모 배열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r자리에 모음 ㅓ를 배치하는 것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약점 때문에 초기 세벌식 자판인 390, 391 자판에서도 비교적 빈도수가 적은 ㅐ를 r자리에 배치하여 그 순위를 조절하였고 상대적으로 빈도가 적은 ㅐ+,ㅁ을 r+x,z의 조합에 배치하여 그 사용 빈도를 최소화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당시 개발자의 혜안을 엿볼 수 있는 자판 설계의 관점이 아닌가 한다. 영문 알파벳을 기본으로 하여 개발된 현 범용 자판에 음절로 구성된 한글을 타자하기 위한 자모를 배치할 때 꼭 피해야 하는 손가락 조합이 r+x,z, r+d의 조합이다. 세벌식에서는 모음+받침의 조합에서 이의 조합이 반드시 일어나게 되고 이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피로도와 타자 속도의 측면에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림 2. 참신세벌식 자판 배열 수정 전 배열도 _모음:보라색

 

참신세벌식의 모음 배열에서도 r자리에 ㅓ가 배치된 부분에 대하여 다시 정밀 검토하게 되었다. 그동안 참신세벌식을 실전 사용을 해 오면서 타속이 500타를 넘어서게 되자 r자리에서 발생하는 속도나 피로도 측면에서의 문제를 민감하게 느끼게 되었고 그 원인에 대하여 세밀하게 분석하게 되었다. 원래 범용 자판에서 r+x,z, r+d의 조합은 고질적으로 손가락 조합이 불안하여 피로를 증가시키거나 속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동안 r+x,z의 조합은 r자리를 중지 손가락으로 치면서 손가락의 조합을 안정시키는 방법에 집중하였다. r자리를 중지로 치면 손목이 꺾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타자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손가락을 바꾸어 가면서 타자를 하는 것이 어렵고 또한 타자의 속도가 올라가게 되면 중지의 순발력이 떨어져 타자의 리듬을 놓치게 되는 약점에 노출된다. 여기에 더하여 중지로 r자리의 처음치기의 사용 빈도가 올라가게 되면 고속 타자에서는 금방 중지 피로에 노출되기 쉬워 중지 통증의 원인이 된다.

 

r자리 배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자리의 키 입력 수월성 순위를 조정하고 r+x,z, r+d 조합의 빈도수가 적은 자모를 배치하여 이 조합의 사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해서 현재 r자리에 배치되어 있는 ㅓ를 v자리로 옮기고, ㅜ를 r자리에 배치하면 현 빈도의 29%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받침이 없는 경우에도 검지로 v자리를 치는 것이 r자리를 치는 것보다 수월하기 때문에 전체 빈도가 더 큰ㅓ를 v자리로 이동시키는 것이 맞다. 다음에 ㅗ는 g자리로, ㅡ는 c자리로 이동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왜냐하면 ㅡ,ㅓ,ㅗ의 전체 빈도수는 미세하게 ㅡ,ㅓ,ㅗ의 순서대로 많지만 받침이 있는 빈도수는 ㅡ가 ㅓ보다 1.5배, ㅓ가 ㅗ보다 2배 가량 많고, 받침이 없는 빈도수는 ㅗ가 ㅓ보다 2배, ㅓ가 ㅡ보다 1.6배 가량 많기 때문이다. 키 입력 수월성에서는 c자리가 받침이 있을 경우에는 가장 좋고 받침이 없는 경우에는 가장 나쁘기 때문에 당연히 받침이 있는 빈도수가 제일 높고, 받침이 없는 빈도수가 제일 낮은 ㅡ가 c자리에 배치되어야 한다. 받침이 있을 경우에는 다음으로 v자리가 수월성이 좋기 때문에 ㅓ가 v자리에 배치되는 것이 합리적이고 받침 있는 빈도수가 가장 낮은 ㅗ가 받침올 고려한 키 입력 수월성이 가장 열악한 g자리에 배치되는 것이 최선이다. 물론 받침이 없는 경우를 생각하면 받침이 없는 빈도가 ㅓ보다 2배 높은 ㅗ가 순수 처음치기 수월성이 좋은 v자리에 배치되는 것이 맞지만 받침이 있는 경우의 ㅓ와 ㅗ의 빈도수 차이가 더 크고 같은 손 이어치기가 피로도에 더 크게 영향을 준다는 관점에서 받침이 있는 경우를 기준으로 하여 ㅓ를 v자리에, ㅗ를 g자리에 배치하였다.(2022.5.21수정) 

 

모음 배열에서 왼손의 r자리와 더불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ㅢ의 조합이다. 왼쪽의 모음 공간에 한 자리가 남는데 구태여 꼭 오른쪽의 i자리에 가상 낱자를 갈마들이로 반영한 오른손 ㅡ를 사용하여 ㅡ+ㅣ의 조합으로 가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아니면 오른쪽 i자리에 갈마들이로 ㅢ를 반영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왼쪽에 ㅢ의 빈도수를 고려하여 적절한 자리에 ㅢ를 배치하면 ㅢ보다 빈도수가 적은 ㅛ,ㅑ,ㅠ,ㅖ,ㅒ는 한단계씩 자리가 밀리게 된다. 하지만 이들 모음들은 기본적으로 빈도수가 적고 음절 구성에서도 초성과 단독으로 사용되는 양이 많고 뒤에 받침이 붙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특수한 조합만 피하면 모음과 받침의 손가락 조합성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이들은 입력 수월성에서 자리가 하나씩 밀려도 처음치기 입력 수월성만 어느 정도 확보되면 피로나 속도 등 전체 타자의 효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실제로 ㅢ를 w자리에 배치하여 실험을 해봐도 이동된 모음 ㅛ,ㅑ,ㅠ,ㅖ,ㅒ가 피로나 속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ㅢ를 왼쪽 w자리에 배치함으로써 효율이 올라가는 면이 있다. ㅢ가 오른쪽 i자리에 배치되면 오른손을 연속으로 사용하여 음절을 완성하기 때문에 타자의 리듬이 깨지는 큰 약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가상 낱자 ㅡ를 사용하여 ㅡ+ㅣ→ㅢ를 구현하지만 이는 벌써 타수가 늘어나게 되어 비효율적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는 기계식 타자기의 잔재를 벗어나지 못하는 흔히 말하는 기존 세벌식 사용자들을 배려한 호환성에 염두를 둔 것이 아닌가 한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참신세벌식의 경우 이를 따를 이유가 없다. i자리에 갈마들이로 ㅡ나 ㅢ를 반영하면 초성 쌍자음 ㄸ의 반영에도 제약을 받고 만약 참신세벌식에 약어를 적용하는 경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기 때문에 이 갈마들이 적용을 제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ㅢ의 빈도수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 모음에 딱 맞는 자리는 w키이다. ㅢ의 뒤에는 받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처음치기 입력 수월성이 아주 좋고 받침과의 조합성이 열악한 w자리와는 안성맞춤이다. 이어서 는 a자리로는 b자리로는 q자리로는 z자리로는 x자리로 이동한다. 받침없는 모음 처음치기에서 키를 입력하기가 q,z,x자리 순으로 쉽고 이의 빈도수에서 ㅠ와 ㅖ는 비슷하면서 ㅒ보다는 월등히 크기 때문에 ㅠ를 q자리에 배치해도 문제는 없다. 또한 받침있는 모음의 처음치기에서는 키입력 수월성이 ㅠ+ㄹ,ㄱ(전체의 57%)에서 q자리가 q+w,e로 월등히 좋고, ㅖ+ㅅ(전체의 94%)에서 z자리가 z+x로 월등히 좋기 때문에 ㅠ를 q자리에, ㅖ를 z자리에, ㅒ를 x자리에 배치하는 것이 모음 ㅠ,,를 치기에 가장 효율적이다하지만 ㅛ,,,,의 연쇄 이동은 타자의 효율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q자리에 배치되어 있던 아래ㆍ는 오른손의 shift+m자리로 이동하였다.

 

i자리가 갈마들이로부터 자유로와지면 초성 쌍자음 ㄸ의 적용도 가능하게 되어 쌍자음 조합을 ㅇ+ㄷ→ㄸ, ㅇ+ㅅ→ㅆ, ㅈ+ㅇ→ㅉ로 변경하여 직관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가 있다.(2020.2.15 수정, 2022.4.18수정)

 

결과적으로 ㅓ를 c자리로, ㅜ를 r자리로 이동 배치하고 오른손 ㅡ를 제거하여 자판의 피로와 속도에 대한 효율을 높이게 되었다. 이를 반영하고 u,n자리의 키 입력 수월성 조정에 따라 초성 ㅈ,ㄹ,ㄴ,ㅁ을 순차적으로 이동한 결과를 반영한 후 받침 ㅁ,ㅆ,ㅅ,ㅈ,ㅍ의 이동을 반영한 참신세벌식 자판의 최종 자모 배열은 다음과 같다.(2019.10.3 수정, 2022.4.18수정)(2021.1.24 수정, 2022.5.21수정)

그림3. 참신세벌식 자판 수정 후의 배열도(초성:녹색,모음:보라색,받침:주홍색)
그림4. 참신세벌식D 자판 수정 후의 배열도(초성:녹색,모음:보라색,받침:주홍색)

이상의 변경 내용이 포함된 참신세벌식 개선판을 사용하려면 다음의 ist 실행 파일을 다운 받아 날개셋 한글 입력기로 불러 들이면 된다.

참신세벌식_v18.ist
0.00MB
참신세벌식D_v19.ist
0.00MB

Posted by 工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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