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벌식에서 겹받침을 구현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그림1. 공병우 세벌식 최종(391) 자판의 자모 배열_ 붉은색 : 받침 배열 

세벌식 390이나 최종(391) 자판처럼 겹받침을 키 자리에 배치하여 출력하는 방법과 두벌식이나 갈마들이 신세벌식 계열 자판처럼 두 자음을 연속으로 쳐서 조합하는 방법이다. 겹받침의 자리 배치 방법은 13개의 키 자리를 추가로 제공하여야 하기 때문에 숫자 열이나 윗글쇠를 사용하지 않고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이는 기계식 타자기의 경우 물리적으로 타자를 찍어야 하는 자모 틀의 제한 때문에 적용되었던 방법이지만 이에서 벗어난 전자식 컴퓨터의 시대에 와서도 초기 세벌식 자판에서는 널리 사용되었다. 이후 세벌식 자판을 개량하는 새로운 자판의 개발 과정에서는 두 자음을 조합하는 방법이 자판 사용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림2. 참신세벌식 자판의 최종 자모 배열_ 주홍색 : 받침 배열

 

아마 겹받침 자리 배당 방법에서 윗글쇠를 사용하는 부분이 피로도 측면에서 불리하고 타자 속도 면에서도 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숫자 열까지 사용해야하는 부담까지 안게 된다면 이를 사용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두 자음을 조합하는 방법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벌식의 경우 왼손으로 모음을 친 후 바로 이어서 연속으로 두 자음을 왼손으로 쳐야하기 때문에 왼손의 세 손가락을 한꺼번에 움직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는 상당한 손가락 기교가 들어가야 하고 이 경우, 타자치는 손가락 조합의 부드러움을 유지하려면 초기의 자판 설계에서 정교하게 자모 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세벌식 자판의 설계 과정에서는 가능하면 겹받침 구현의 직관성보다는 세 손가락 조합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중심으로 한 겹받침 자모 배치를 추가로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겹받침 타법의 난이도는 높아져서 타자를 손에 익히기가 어렵고 실제 타자를 치는 과정에서도 이 부분에서 타자치는 속도가 늦추어지기가 쉽다. 만약 타법에 숙달되어 있지 않다면 오타도 더 많이 나게 된다.

 

반면에 두벌식 자판에서는 오른손으로 모음을 친 다음에 왼손으로 받침을 치기 때문에 겹받침을 칠 때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자모 배치가 정교하지 않아도 된다. 손가락의 조합이 다소 투박하더라도 타자를 치는데 큰 문제는 없다. 이 경우에는 얼마든지 겹받침을 구성하고 있는 자모를 연속으로 쳐서 겹받침을 출력하는, 직관성을 최대한 살리는 설계 방법을 선택할 수가 있다.

 

참신세벌식에서는 숫자 열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두 자음을 연속으로 쳐서 겹자음을 출력하는 방법을 쓴다. 자판의 전체 타자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겹자음을 타자할 때 모음+자음+자음의 조합 효율성을 끌어 올려야하고, 때문에 굉장히 세밀한 자모 조합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 겹자음의 자모를 그대로 치기 보다는 직관성은 떨어지지만 더 나은 손가락 조합 배치를 설계에 추가로 반영을 하여야 한다.

 

세벌식에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손가락 조합의 겹받침 자모 배치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원칙이 적용된다.

 

① 손가락의 구조상 검지에서 소지 쪽으로 손가락이 이동하면 그 손가락 조합이 자연스럽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음절 조합에서 처음 치는 자모는 초기에 가속을 내야하기 때문에 연속해서 다음에 치는 자모보다는 힘이 더 들고 순발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순발력이 뛰어나고 힘이 좋은  손가락 순서대로 음절 조합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고 편안한 손가락 이동이 된다. 

손가락을 펴는 조합이 손가락을 굽히는 조합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손가락을 펴는 것이 굽히는 것보다 힘이 덜 들기 때문이다. 이는 처음 치는 자모보다는 다음으로 치는 자모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겹받침 타자에서 처음 치는 자음을 검지의 담당 자리에는 배치하지 않는다. 검지는 담당 자리(참신세벌식:7자리)가 많아서 모음+겹받침 조합에서 검지 연타의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참신세벌식에서는 13개의 겹받침(,,,,,,,,,,,,) 중에서 ㅆ은 워낙 빈도수가 높아 q키에 자리 배정을 하고 나머지는 자음을 연속으로 쳐서 겹자음으로 출력한다. 12개의 두 자음 조합 겹받침을 타자할 때, 제일 먼저 겹받침의 자모 순서대로 출력해서 위에서 언급한 기본 원칙을 만족하면 가장 이상적이다. 겹받침 출력에서의 직관성과 손가락 조합의 안정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수정한 참신세벌식의 자모 배열에서는 ㄹ+ㅁ→ㄻ 조합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그 다음으로 조합하는 방법이 겹받침의 자모 역순으로 조합하여 위의 세 가지 원칙을 만족하는 경우이다. 겹받침 출력의 직관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손가락 조합의 안정과 효율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타자의 효율성 측면에서 굉장히 만족스런 조합이다. 참신세벌식 기 자모 배열에서는 ㅅ+ㅂ→ㅄ, ㄱ+ㄺ, ㅌ+ㄹ→ㄾ의 조합이 이에 해당한다.

 

겹받침의 자모 구성에서 손가락 조합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겹받침의 자모를 하나만 넣은 손가락 조합을 선택하게 된다. 물론 위의 세 가지 원칙을 만족하여야 한다. 최종 수정배열에서는 ㅇ+ㄴㄶ, +ㅁㄲ, ㅇ+ㄹ→ㅀ, ㄱ+ㄴ→ㄵ, ㄱ+ㅆ→ㄳ, ㄹ+ㅆ→ㄽ의 조합이 이에 해당한다.

 

그 다음이 겹받침 자모와는 상관이 없이 손가락 조합의 안정성만 고려하여 위의 세 가지 원칙을 만족하는 조합이다. 최종 수정안 자모 배열에서는 ㄴ+ㅁ→ㄼ, ㅇ+ㅁ→ㄿ의 조합이 이에 해당하지만 겹받침 출력의 직관성은 전혀 없게 된다.

 

,,,,ㄿ은 겹받침 자모의 역순으로 치면 위의 원칙 ,항을 만족하여 손가락 조합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항을 위반하여 연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해서 2016년 확정안 발표 당시에는 연타를 막기 위하여 겹받침 자모의 역순 조합을 허용하지 않고 자모 순서대로 칠 것을 규정하였다. ㄳ,ㄽ의 경우에도 모음과의 조합이 자모 순서대로 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역순 조합을 허용하지 않고 겹받침 자모 순서대로 치는 것을 규정하였다.

 

이 후 이나 님 등 참신세벌식 자판을 사용하시는 분들의 겹받침 사용에서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면밀하게 검토하는 기회를 갖지를 못하였다. 근래에 tuturi 님이 참신세벌식D 자판의 개선에 대한 제안을 하면서 겹받침 ㄶ의 조합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을 하였고 이를 계기로 위의 겹받침에 대하여 직관성보다는 더 나은 손가락 조합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여 직관성 위주로 겹받침을 입력할 수도 있지만 손가락 조합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하여 겹받침 출력 자모 조합을 추가로 지정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ㄶ은 빈도수가 비교적 높고 연타를 피하기 위해서 자모 순서대로 치게 되면 위의 원칙 ,항을 위반하기 때문에 ㅇ+ㄶ의 조합을 추가 적용하여 겹받침 입력의 수월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기 적용되어 있던 ㅇ+ㅋ의 조합은 ㄱ+ㅂㅋ의 조합으로 바꾸었다. 아울러 ㅀ,ㄿ,ㄽ은 자모 순서대로 칠 경우 위의 원칙에서,항을 위반하고 ㄵ은 ①항을 위반하며, ㄼ,ㄳ은 ②항을 위반하기 때문에 ㅇ+ㄹ→ㅀ, ㅇ+ㅁ→ㄿ, ㄹ+ㅆ→ㄽ, ㄱ+ㄴㄵ, ㄴ+ㅁ→ㄼ, ㄱ+ㅆ→ㄳ의 조합을 새로 추가하여 입력의 수월성을 높였다

 

 

또한 전 겹받침에 대하여 자모 역순 입력을 허용하여 사용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ㅇ+ㄹ→ㅀ의 조합은 ㄹ+ㅇ→ㅀ의 조합도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역순 조합을 허용한다. 또한 ㅇ+ㄴ→ㄶ, ㄴ+ㅁ→ㄼ의 조합에서도 고속타자에서는 역순 오타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하여 ㄴ+ㅇ→ㄶ, ㅁ+ㄴ→ㄼ의 역순 조합을 허용하기로 한다.

 

이상의 수정 내용을 모두 적용한 겹받침 출력 낱자 처리 자모 조합은 겹받침 구성 자모대로 타자하는 것이 12종류 23(받침 ㄲ은 자모 구성 조합이 하나임), 효율성 위주로 새롭게 손가락 조합을 추가하는 것이 8종류 11개이다. 34개의 겹받침 출력 자모 조합이 지정된 셈이다. 겹받침은 아니지만 ㄱ+ㅂㅋ의 조합까지 포함하면 받침의 낱자 처리 자모 조합은 35개에 이르게 된다.

 

이들 수정된 내용들에 대해서는 오늘자로 참신세벌식 확정안(http://doc9107.tistory.com/39 또는 http://cafe.daum.net/3bulsik/JMKX/147)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Posted by 工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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