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세벌식 타법에 대하여 호기심 수준에서 접근하였다가 근래 한달 간에는 집중적으로 연구 수준으로 검토하였습니다. 정밀한 분석을 기본으로 기존 운지도와 자판의 구조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하였고 그 결과 기존 운지도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자료를 찾지는 못하였지만 정말 기존 운지도를 권장하는 정확한 근거와 타당성은 어디에 있는가. 자료에 근거하지 못하고 순전히 저의 사고와 경험을 가지고 판단하였지만 결론적으로 기존 운지도는 두벌식, 세벌식, 쿼티 어디에서도 최적의 타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왼손 부분에 있어서는 손가락 배당에 많은 모순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기인하여 손에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과도한 손가락 벌림, 손목 비틀림의 주범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 검토를 하기 전에는 저도 손에 오는 피로는 자판의 구조적 문제로 어쩔 수가 없다고 체념하고 있었지만 이번의 과정을 통하여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범용 자판은 생각보다는 굉장히 과학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타자기 개발의 역사를 저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 긴 과정을 통하여 그렇게 허술하게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짐작은 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영어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자판이지만 오른손, 왼손에 손목-팔꿈치 선상으로 일정하게 키가 배열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기가 막힌 과학적인 배열이죠. 자판의 형태를 탓하여 자판을 잘라서 각도를 틀고 키의 위치를 이동하는 방법도 있지만 기존 자판의 특성을 잘 살펴서 가장 편안한 이동선을 찾고 그 자리에 손가락을 잘 배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번에 이런 검토를 하게 된 계기는 세모이(세벌식 모아치기) 자판의 사용에도 있었습니다. 세모이 자판의 동시치기를 해보면서 정밀한 타법이 전제되지 않으면 손과 팔에 오는 피로도 때문에 동시치기는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에서 하나하나 따져 나가게 된 것 같습니다. 세모이 자판, 신세벌식, 공세벌식 자판 개발자 분들과 이들 개발 내용을 컴퓨터나 모바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입력기를 개발하신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그 결과에 대하여 깊은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에 개발한 세벌식 자판 운지도(타자 시의 손가락 배당선)는 사용을 하면서 수정 과정을 거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아직 한달여 밖에 사용해 보지 않아서 미진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벌식 타자의 과정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적용하였기 때문에 그 효율성 부분에서는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의견 제시와 토론, 사용기를 통하여 보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향후 많은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工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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