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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24 어린 시절 회상 - 먼 시골길 정경 1

그냥 시골 골짜기에서 태어난 소년이

학교를 들어가기 전에는 할아버지 댁에서 살게 되었다.

뭐 개고락지와 메뚜기, 여치 등이 가장 가까운 친구이기도 하였고,

어떤 때는 그놈들을 잡아 먹기도 하고.

그게 굽거나 튀겨서 먹는 맛이란

정말 어린 입에도 잊을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산천초목이 다 동무들이고 할아버지 지게자락을 잡고 따라 댕기던

그 평화롭고 순진무구한 광경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테고.

, 그 때는 도고 인생이고 있었나?

먹고 싶으면 먹고 뛰어 나가면 산풀과 벌레들이 지저귀고

자연과 하나된 생활이라고나 할까.



허허허! 그런 생활을 초등학교 들어가지 전까지 했으니

참으로 복많은 인생이로고.

사람들은 얼마나 순박하나.

하나가 있으면 열이서 나누어 먹고.

무슨 일 있으면 공동으로 도와 주면서 같이 일을 해 나가고.

남의 일도 자기 일같이.

사람들이 협업을 통하여 즐거움을 나누고

잔치를 벌이고 참 그런 세상도 있었던가?

 

가자, 가자, 배움의 길로.

이제까지의 풍광은 뒷전으로 하고 도시로 도시로.

배움의 길로 들어서면서 풍요로움과 즐거움의 전경은

이제 머릿속에 희미한 잔상으로만 남아 있게 되었네.

그걸 한번 되새겨 보겠다고 방학만 되면 책보따리 싸 짊어지고

할아버지 댁에 달려갔던 것이 고작 할 수 있던 전부였던 거겠지.

 

공부는 뒷전이고 맨날 뛰어 놀고

산으로 들로 나 댕기기는 것이 생활의 전부였고.

방학 끝나기 전날 다시 공부의 장으로 돌아와서

하루만에 방학 숙제와 일기를 다 써버렸던 초인적인 집중력.

제대로 다하지 못한 숙제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쓰디쓴 살을 파는 회초리가 날아오고.

그러고는 다시 등교를 했던가?

 

그렇게 저렇게 머릿속의 이상과 동경은 묻혀 버리고

하기 싫은 공부를 해야 하는 부담과 아버지의 무서운 감시와 질책 속에서

어렵게 어렵게 초등학생 시절은 나아가고 있었다.

 

Posted by 工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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