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복모음을 조합하는 일반적인 방법
일반적으로 복모음(ㅘ,ㅚ,ㅙ,ㅝ,ㅟ,ㅞ)을 조합할 때 두벌식에서는 모음배열의 해당 두 모음을 이용하여 조합하고 세벌식에서는 오른손의 초성자음 영역에 오른손ㅗ,ㅜ를 배치하고 이 오른손ㅗ,ㅜ와 왼손의 해당 모음을 이용하여 조합한다. 두 방법 중에서 어느 방법이 더 효율적일까?
그냥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는 6가지의 조합만 필요한 모음 간 조합방법이 28가지의 조합이 필요한 오른손ㅗ,ㅜ 조합방법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세벌식에서는 복모음을 조합할 때 초성과 오른손ㅗ,ㅜ를 먼저 조합하여야 하기 때문에 자음이 14가지이므로 14⨉2=28가지의 조합 형태가 나온다. 하지만 세벌식에서는 이것만으로 효율성을 논하기에는 부족하고 따져야 할 부분이 두 가지 정도가 더 있다.
먼저 모음 간 조합방법에서는 문법상의 직관성에 따라 ㅗ+ㅏ→ㅘ,ㅗ+ㅣ→ㅚ,ㅗ+ㅐ→ㅙ,ㅜ+ㅓ→ㅝ,ㅜ+ㅣ→ㅟ,ㅜ+ㅔ→ㅞ의 6가지 조합이 생성되고 이들의 손가락 조합성이 얼마나 좋으냐하는 문제이다. 모음의 배열에서는 최우선적으로 모음의 빈도수를 기준으로 모음의 자리를 배치하기 때문에 위의 6가지 조합의 손가락 조합성이 좋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복모음의 빈도는 전체 모음 빈도의 약 5% 수준으로 ㅕ,ㅐ,ㅔ와 비슷한 정도이고 약간의 조정은 가능하겠지만 위의 6가지에 대한 손가락 조합의 효율성올 모두 좋게 하기란 쉽지가 않다. 이와 같이 우연히 떨어지는 위치에서 얼마나 조합의 효율성이 좋으냐하는 문제이다.
두 번째로는 모음 간 조합방법으로 복모음을 친다면 받침이 있는 복모음 음절에서는 복모음 조합 후에 받침으로 이어질 때 왼손에서는 세 음소를 연속으로 쳐야 하는 부담감이다. 이 경우 오른손ㅗ,ㅜ를 사용하면 오른손에서 두 음소, 왼손에서 두 음소를 나눠서 치기 때문에 부담감이 확실하게 준다. 다행이 복모음 다음에 오는 받침으로서 겹받침은 없기 때문에 네 음소를 연속으로 치는 경우는 없다.
만약에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부분에 대한 의문만 해소된다면 세벌식에서도 오른손ㅗ,ㅜ를 사용해서 복모음을 조합하는 방법은 재고를 해 보아야 한다. 오른손ㅗ,ㅜ는 원래 타자의 효율성 차원보다는 기계식 타자기에서 모음 ㅗ,ㅜ와 복모음 안에서의 ㅗ,ㅜ를 물리적으로 다른 형태로 타자하여야 하는 필요성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이런 방식이 컴퓨터 자판의 세벌식에 적용되면서 어느 정도 타자의 효율성에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여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만약 타자의 효율성에서 모음 간 조합방법에 비해 효과나 장점이 별로 없다면 이는 반드시 다시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컴퓨터 자판에서는 전자적으로 ㅗ,ㅜ의 물리적인 형태를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어 이를 위하여 자판키를 따로 둘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모음과 받침을 같은 키로 사용하는 갈마들이 세벌식에서는 모음 간 조합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오른손ㅗ,ㅜ를 사용하여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있지만 이 경우에도 모음 간의 조합방법이 확실하게 효율성이 크다면 다른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한다.
2. 음절 구성에서 복모음 손가락 조합의 효율성 검토
일반적으로 세벌식 자판 타자에서 음절 구성은 오른손에서 초성자음 또는 초성자음+오른손ㅗ,ㅜ의 조합과 왼손에서 모음 또는 모음+받침의 조합을 연이어서 치면 완성된다. 받침이 없고 복모음도 없는 음절은 단순히 오른손, 왼손을 교대로 치면 되기 때문에 타자에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받침이 있거나 복모음이 있으면 같은 손을 연속해서 사용하는 손가락 조합이 따르게 되고 이 손가락 조합의 효율성이 자판의 효용성을 크게 좌우한다. 오른손에서는 복모음을 칠 때 오른손ㅗ,ㅜ와의 2음소 연속 손가락 조합이 형성되고, 왼손에서는 받침 있는 음절에서 모음+받침을 칠 때 2음소 또는 3음소(겹받침을 shift키를 사용하지 않고 음소 조합으로 사용할 경우 발생) 연속 손가락 조합이 형성된다. 자판을 설계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2음소 또는 3음소가 연속될 때 손가락 조합의 효율성이다. 왜냐하면 이 부분에 의해서 손가락의 피로나 타자의 속도가 거의 결정되기 때문이다. 모음+받침 조합에서는 2음소 조합이 약 97.8%정도이고 3음소 조합이 2.2%정도 된다. 오른손에서 오른손ㅗ,ㅜ와의 2음소 조합 빈도는 왼손 연속조합의 9%정도에 해당된다.
오른손ㅗ,ㅜ를 오른손 초성 영역에 배치할 때 가장 큰 애로점은 적절한 자리가 없어 아주 조합성이 열악한 자리에 배치된다는 점이다. 공세벌식의 경우에는 ㅗ는 /자리에, ㅜ는 9자리에 배치되어 있다. 당연히 초성자음과의 조합성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초성이 배치되고 난 후 나머지 자리인 숫자 열과 기호자리 중에서 선택을 했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길고 위치가 구석져 초성과의 손가락 조합이 좋을 수가 없다. 이것도 모든 초성과 조합을 해야 복모음이 구현되기 때문에 조합의 경우의 수가 28가지나 된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조합성이 열악한 손가락 조합을 28가지나 능숙하게 익혀야 하는 자판 사용 초기의 고된 노력이 요구된다. 갈마들이 방식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오른손ㅗ,ㅜ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공세벌식에서는 왼손에서 모음 간 조합으로 복모음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의 사용에 대하여 깊이 고민해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왼손 모음의 조합으로 복모음을 구현한다고 하면 서두에서 언급하였듯이 과연 직관성을 가지면서 손가락 조합 효율이 좋은 6가지의 복모음 조합을 만들 수 있느냐하는 문제와 복모음+받침의 조합에서 3연속 손가락 조합의 효율성을 따져 봐야 한다. 이는 구체적인 자판을 가지고 설명을 하는 것이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공세벌식 390자판을 기준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390자판에서 배치된 왼손의 모음으로 조합되는 직관성 위주의 6가지 복모음 조합 중에서 ㅗ+ㅣ→ㅚ,ㅜ+ㅣ→ㅟ,ㅜ+ㅔ→ㅞ의 세 조합은 손가락의 조합이 자연스러워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ㅗ+ㅏ→ㅘ,ㅗ+ㅐ→ㅙ의 두 조합도 ㅗ+ㅏ,ㅐ 조합을 검지+중지의 손가락 조합으로 타자하면 손가락 조합이 비교적 자연스러워 사용에 큰 무리는 없다. 단지, ㅗ+ㅏ→ㅘ의 조합은 빈도가 가장 높고 고속으로 타자할 때에는 받침과의 조합에서 부자연스러운 손가락 흐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직관성보다는 조합성이 좋은 조합을 하나 추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ㅜ+ㅓ→ㅝ의 조합은 검지 연타로 칠 수밖에 없고 손가락의 흐름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조합성이 좋은 조합을 하나 더 추가하여야 한다. ㅘ에 대하여는 ㅏ+ㅕ→ㅘ의 조합을, ㅝ에 대하여는 ㅓ+ㅕ→ㅝ의 조합을 추천한다. 이들은 직관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복모음 자체의 손가락 조합성이 아주 우수하고 고속타자에서 받침과의 조합성도 굉장히 좋다. 해서 위의 8가지의 조합을 복모음 타자 조합으로 반영한다면 오른손ㅗ,ㅜ를 사용하는 복모음 조합에서 개중에는 편안한 조합도 있지만 거의가 불편한 28가지의 조합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으로 복모음을 타자할 수가 있다.
390자판에서 이상의 왼손 복모음 조합을 반영하였을 때 복모음+받침의 조합에서 발생하는 3음소 연속조합에 대해서도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복모음+받침 조합 중에서 복모음+ㄴ은 약 64%를 차지하는데 이는 3음소 조합이지만 손가락 조합이 아주 부드러워 자연스럽게 칠 수가 있다. 그 다음으로 받침ㄹ이 13%. 받침ㅇ이 9%, 받침ㅆ 7%. 받침ㄱ이 4% 순이다. 이들 받침 ㄴ,ㄹ,ㅇ,ㅆ,ㄱ 앞의 복모음 조합 모음이 ㅣ나 ㅕ가 될 확률은 98%가 되고 ㅣ,ㅕ+ㄴ,ㄹ,ㅇ,ㅆ,ㄱ의 손가락 조합은 굉장히 연결이 부드럽기 때문에 복모음+받침 조합이 비록 3음소 연속 손가락 조합이라고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를 않는다. 오히려 숙달되면 한 박자에 3음소를 동시에 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에 타자 속도를 더 올리는 요인이 될 수가 있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세벌식390자판에서 왼손 모음 간 조합으로 직관성 기반의 복모음을 구현하고 ㅏ+ㅕ→ㅘ,ㅓ+ㅕ→ㅝ의 두 조합을 추가한다면 고질적인 오른손ㅗ,ㅜ를 이용한 초성과의 조합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고 피로는 물론 타자의 속도까지 더 올리는 방안이 될 수가 있다.
3. 효율성 제고 자판으로의 응용
만약에 세벌식 자판에서 오른손ㅗ,ㅜ를 제거하고 왼손 모음 간 조합으로 복모음을 구현할 수 있다면 공세벌식 자판에서도 숫자 열에의 모음 배치를 다 없애고 모음 간의 조합으로 해당 모음을 구현할 수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모음 간 조합에서 ㅡ+ㅣ→ㅢ, ㅣ+ㅗ,ㅏ,ㅜ,ㅔ,ㅐ→ㅛ,ㅑ,ㅠ,ㅖ,ㅒ를 기본으로 하고 손가락의 조합성이 나쁜 경우에는 직관성을 최대한으로 살리면서 조합성이 좋은 조합을 추가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숫자 열을 완전히 비울 수가 있고 쿼티 자판과의 호환성에서 숫자와 특수문자가 거의 일치하는 자판을 설계할 수가 있다. 또한 모음 ㅢ,ㅛ,ㅑ,ㅠ,ㅖ,ㅒ를 왼손 모음 간 조합으로 타자해도 왼손 숫자 열이나 무리하게 오른손 숫자 열에 모음을 배치하는 것보다는 다 효율적으로 타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390자판에서 오른손 숫자 열에 모음을 배치하는 것은 그 빈도수는 적지만 연타에다 타자의 리듬까지 빼앗아 자판사용에 있어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개선한다면 보다 더 효율성이 좋은 더 나은 자판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이다.
또한 갈마들이 세벌식자판에 있어서도 e키와 d키에 갈마들이로 받침을 배치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오른손ㅗ와 ㅜ를 제거할 수 있다. 6가지의 복모음 조합의 뒤 모음을 e키와 d키에 배치하거나 그 배치된 모음으로 조합을 조정하면 된다. 물론 빈도에 따른 모음 배치와 직관성까지 생각해야 하는 어려움은 따른다. 다행히 d키에는 거의 모든 자판에서 모음 ㅣ를 배치하고 있어 문제가 없고 e자리만 잘 조정하면 되리라 본다. 갈마들이 세벌식자판은 이미 쿼티 자판과의 호환성을 이루었기 때문에 오른손ㅗ,ㅜ의 제거 효과만을 가지고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라 동기 부여 면에서는 공세벌식에 비해 조금 덜하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상에서 언급한 내용을 참고로 하여 보다 더 나은 자판의 개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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